상표에이드
업무사례 · 상표출원

정한 이름이라고 상표등록이 다 되는 건 아닙니다

등록완료

가게 이름을 정해 놓고 찾아오는 사장님들이 가장 먼저 묻는 말이 있습니다. "이 이름, 상표등록 돼요?"

정해진 답을 기대하고 묻습니다. 된다 아니면 안 된다, 둘 중 하나. 그런데 이름만 듣고는 그 자리에서 단정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답답하실 겁니다. 내 가게 이름인데 된다 안 된다도 못 말해 주나.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 안에, 사장님이 꼭 알아야 할 게 들어 있습니다.

짧게 먼저 답하면

"이 단어는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금지어 목록은 없습니다. 안 되는 건 단어 자체가 아니라, 그 이름이 너무 약할 때입니다.

상표는 내 상품과 남의 상품을 구별하라고 있는 표지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얼마나 구별되는 힘을 갖느냐가 등록을 가릅니다. 이 힘을 식별력이라고 부릅니다. 강한 이름은 쉽게 등록되고, 약한 이름은 막힙니다.

그런데 약한 이름도 살리는 길이 있습니다. 공짜는 아니지만요. 대가가 따릅니다. 이 글은 그 이야기입니다.

같은 단어인데,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됩니다

교과서에 단골로 나오는 예가 사과입니다. '애플(Apple)'을 과일 장수가 쓰면 그냥 상품 이름이라 누구도 독점하지 못합니다. 같은 단어를 컴퓨터에 쓰면 사과와 아무 상관이 없으니 강한 상표가 됩니다. 단어는 같은데 결과는 정반대죠.

여기서 원리 하나가 나옵니다. 이름이 상품에서 멀수록 강하고, 가까울수록 약하다는 것. 상품을 그대로 설명하는 이름이 가장 약하고, 상품과 아무 상관 없이 새로 만든 말이 가장 강합니다.

약한 이름을 살리는 법, 그리고 그 대가

비비고. 비비다와 go를 붙여 만든 말입니다. 사전에 없는 단어죠. 그래서 강합니다. 이런 이름은 로고 없이 글자만으로도 등록됩니다. 실제로 '비비고'는 도형과 묶인 것과 별개로, 글자만으로 된 문자상표가 따로 등록돼 있습니다. 만든 단어라 문자 그 자체가 권리의 핵심이거든요.

반대편을 봅니다. '증권', 'HOTEL' 같은 단어. 그 업종에 들어온 누구나 써야 하는 말이라, 이 부분만으로는 한 사람이 독점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현대증권도, KAL HOTEL도 멀쩡히 등록돼 있습니다. 어떻게요?

등록된 모습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증권'이나 'HOTEL'이 홀로 있는 게 아닙니다. 식별력 있는 앞부분(현대, KAL)과 도형이 하나로 묶여 등록돼 있습니다. 업종을 그대로 말해주는 흔한 단어는, 혼자선 약하니까 다른 요소에 권리를 기댑니다.

이게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길입니다. 이름에 업종명이 그대로 박혀 등록가능성이 약해 보일 때, 로고를 붙여 전체를 하나의 결합상표로 만들어 통과시킵니다. 대기업 얘기 같지만 동네 의원도 구조가 같습니다. 흔한 '◯◯동물병원' 앞에 품질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를 얹고 로고를 묶어 등록까지 가는 식. 한의원 이름에 숫자와 도형을 결합해 살리기도 합니다. 의료 쪽에서 특히 자주 보이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보충 없이 문자만 들고 가면 막힙니다. 상품이나 기능을 그대로 옮긴 이름, `서울` 처럼 현저한 명칭, `최고` 처럼 일반적인 명은, 그 자체로는 거절됩니다.

그렇다고 경계가 칼처럼 명확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이름은 애매한데도 통과합니다. "이 이름 돼요?"에 누구도 100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함정 하나. 로고와 앞부분으로 등록을 받았다고 '증권'·'HOTEL' 같은 업종어까지 내 것이 되는 건 아닙니다. 권리는 식별력 있는 부분에 실립니다. 남이 다른 로고로 같은 업종어를 써도, 그 부분만으로는 막기 어렵습니다. 등록은 받았는데 정작 막고 싶은 걸 못 막는 상황. 그래서 생깁니다.

그래서, 혼자서도 1차로 거를 수 있습니다

실전활용

지금 쓰려는 이름 후보를 떠올려 보세요. 질문 하나면 됩니다. 이 이름이 내 상품이나 서비스를 그냥 '설명'하고 있나?

설명에 가까울수록 약한 이름입니다. 문자만으로는 거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름을 꼭 써야 한다면, 처음부터 로고 결합을 같이 설계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대신 문자 자체의 권리는 약해진다는 것까지 계산에 넣어야 하고요.

상품과 멀리 떨어진 말이거나 아예 새로 만든 단어라면, 강한 쪽입니다. 문자만으로도 권리를 단단히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같거나 비슷한 이름이 이미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인데, 이건 KIPRIS(kipris.or.kr)에서 직접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무료입니다.

질문을 살짝 바꾸면 길이 보입니다. "이 이름 돼요?"가 아니라, "이 이름이 강한가, 약하면 어떻게 살릴까." 답이 정해진 질문이 아니어서 그렇지, 강약부터 짚으면 다음 수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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